임상연구의 실제
이원영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최근 기초연구와 더불어 임상연구 분야에서도 연구 및 논문수가 매우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임상연구로 NEJM, Lancet 등 유수의 학회지에 논문이 실리는 예도 증가하고 있다. 발표되는 임상연구의 유형도 다양하며, 지역주민대상 코호트 연구, 국가 또는 개인이 주도하는 관찰연구, 임상시험, 검진자료 또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한 연구 등이 활발하게 보고된다.

임상연구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관찰연구 또는 임상시험 등 인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특성이 있고, 몇 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기본적으로 observation study (관찰연구)와 clinical trial (임상시험)으로 나누며, 관찰연구는 cross-sectional study, case-control study, cohort study (prospective, retrospective)로 나눌 수 있다. 임상시험은 약제 또는 기타 치료방법의 효과를 판정하는 연구로서,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 가장 객관적인 연구방법이 되겠다. 상기 연구들을 간단히 언급해보겠다.

* Cross-sectional study: 특정한 시점 또는 짧은 기간 내에 대상 집단의 질병 양상과 이와 관련된 여러 속성을 일정한 시점에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인과관계를 따질 때 시간적인 선후관계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 Case-control study: 연구시점에 해당질병으로 진단된 환자군과 질병이 없는 대조군을 선정하여 두 군간에 질병의 원인 또는 위험요인이라고 의심되는 인자가 과거에 노출된 정도를 비교함으로써 질병과 위험요인의 상관관계를 odds ratio로 제시하는 연구방법이다. 비교적 희귀한 질환에 적용가능하며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대조군을 선정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 Prospective cohort study: 연구하고자 하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연구대상에 대하여 위험요인으로 의심되는 요인들을 조사해 놓고 장기간 관찰한 후 이들 중에서 발생한 질병과 의심되는 요인과의 상관성을 relative risk (비교위험도)로 제시하는 연구설계이다. 인과추론에 가장 유용한 방법이지만 연구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시간이 크고 희귀한 질병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 Retrospective cohort study: 자료의 수집은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이루어졌지만 관찰하고자 하는 질병은 연구하고자 하는 시점에서 이미 발생한 경우이다. 검사자료 등이 기존에 문서로 보관되어 있고 이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수년간 추적된 자료가 있을 때 이 연구를 시행할 수 있다. 상기 연구방법들의 타당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서 선택편견, 정보편견, 교란 등이 있다.

* Selection bias (선택편견): 연구대상을 선정할 때 각 집단을 이루고 있는 각 개체가 동일한 확률로 연구대상으로 선정되지 않고, 어떤 특정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 뽑힐 기회가 편중됨으로써 오는 잘못됨을 선택편견이라 한다. 이러한 편견의 대표적인 예로 ‘Berkson's bias’가 있는데 이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환자-대조군 연구를 할 때 병원에 입원한다는 특수조건에 연유되어 발생하는 편견을 말한다.

* Information bias (정보편견): 연구대상자로부터 얻은 정보가 부정확하여 잘못 분류됨으로써 생기는 편견을 말한다. 정보편견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정확한 측정방법 및 기술, 애매모호한 판단 또는 진단기준, 자료의 부적합성 등을 들 수 있다. 환자가 본인에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자료로 선택할 경우,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 Confounding (교란): 설명변수와 피설명변수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 설명변수가 마치 피설명변수의 발생을 잘 설명하거나 원인-결과 관계에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게 하는 교란변수가 있을 때 발생하는 편견을 말한다. 흔히 연령, 성별, 체중, 경제적 차이 등이 대표적인 교란변수이며, 통제 또는 표준화를 하게 된다.

상기 연구유형들은 이론적인 내용이 되겠고, 실제 임상연구는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으며 기존 논문을 응용해서 새로운 연구들을 시도해볼 수 있겠다. 예를 들면 당대사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단백이 기초실험논문에서 보고되었다면 이에 대한 임상연구로서, 유전자다형성을 조사하여 관련성 여부를 연구하거나 당뇨병 환자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여 대조군과의 차이를 검증해볼 수 있겠다.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개발 및 적용도 시도할 수 있겠다. FDA에 통과된 새로운 약제가 소개된다면 그 약제의 부수적인 효과 또는 타 인종에서의 효과검증 등 임상연구 기획을 시도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각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독창성 있는 연구들을 탄생시키는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듯이 기존 결과들을 응용하는 연구 아이디어들을 자꾸 찾아낸다면 농부가 씨를 뿌리는 듯한 작업이 되겠다.

임상연구를 시작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2004년 7월 ICMJE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에서 결정된 바에 의하면, 2005년 7월 1일 이후부터 시작되는 모든 임상시험은 대표적인 연구등록처 (아래 URL 참고) 에 연구를 등록해야 하며, 첫 피험자를 등록하기 전에 등록된 연구에 대해서만 학회지 게재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하였다 (1, 2). 이 발표는 2005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며, 그 이전부터 수행되던 연구들도 등록을 하라고 권유하였다. 또한 연구가 종료된 임상연구라 할지라도 이차분석을 통한 논문제출을 위해서는 제출 전에 연구가 등록처에 등록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임상시험 등록사업을 하는 주목적은 모든 연구들을 자료정립하고 연구에 참여하는 수많은 지원자들에게 연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함이며, 이를 통해 윤리성 확보와 근거중심의학의 체계적인 확립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등록해야 하는 임상시험은 약제나 술기 등 치료법의 비교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들이 포함되며 제3상 연구들 또한 모두 그 대상이다. 예외로서, 그 일차목표가 알려지지 않은 독성 연구 또는 약물역동학에 대한 연구 (제1상 연구)는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질병의 자연경과나 대단위 연구이전에 예비보고가 목적인 연구들은 케이스 별로 각 학회지 편집자들이 판단한다고 하였다. 주요 학회지들이 임상시험의 경우, 연구 등록처에 등록한 임상연구만을 게재하겠다고 하고 있다 (1). JAMA, NEJM, Lancet 등이 주도하고 있고, Diabetes Care도 임상시험일 경우, 2006년 1월 1일부터 등록처에 등록한 연구만을 게재하겠다고 ‘저자들을 위한 정보’ 란에 공고하였다.

대표적인 등록처는 다음과 같다 (JAMA ‘저자들을 위한 정보’ 란 참조) :
  • Australian Clinical Trials Registry (http://actr.org.au)
  • Clinical Trials (http://www.clinicaltrials.gov)
  • ISRCTN Register (http://isrctn.org)
  • Nederlands Trial Register (http://www.trialregister.nl/trialreg/index.asp)
  • UMIN Clinical Trials Registry (http://www.umin.ac.jp/ctr)
  • The Clinical Research Information Service-South Korea (http://cris.nih.go.kr/cris)
특히 NIH가 FDA와 함께 주관하는 http://www.clinicaltrials.gov/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 좋겠고 URL을 통해 들어가면 연구등록도 가능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등록된 연구들의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국내 의학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도 많이 수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국내 연구등록처도 마련되어있다 (http://cris.nih.go.kr/cris). 또한 최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이하 생명윤리법)이 강화되면서 연구 대상자로부터의 동의서 획득, 기관 IRB로부터의 연구승인 등이 연구시작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 임상연구 시작 전에 이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의미있는 임상연구결과 도출을 위해 국내 연구자들의 힘을 모아 UKPDS와 같은 전국적 규모의 다기관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등의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한국인에서 나타나는 고유의 임상특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연구윤리준수가 중요하겠으며, 중요한 임상시험연구일 경우 상기 언급한 대표적인 연구등록처에 연구시작 전에 등록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겠다. 본 강의에서는 다양한 논문의 실례를 들어가며 임상연구 유형 및 적용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한다.

<참고문헌>
1. Deangelis CD, Drazen JM, Frizelle FA et al. Clinical trial registration: a statement from the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JAMA 2004:292: 1363-64.
2. Deangelis CD, Drazen JM, Frizelle FA et al. Is this clinical trial fully registered ? A statement from the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JAMA 2005:293: 2927-79.
3. 박경수. 역학적 연구방법. 논문작성법 p13-28. 전남대 보건연구정보센터
4. Hulley SB, Cummings SR, Browner WS, Grady DG, Newman TB. Designing clinical research, 3rd edition. Philadelphia: Lippincott Williams and Wilkins; 2007.
5. Phillips CV. Quantifying and reporting uncertainty from systematic errors. Epidemiology 2003:14:45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