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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수용체작용제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에 관한 대한당뇨병학회 성명서
  • 2026.06.29
  • 조회 91

 

GLP-1 수용체작용제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에 관한 대한당뇨병학회 성명서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GLP-1 수용체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 GLP-1 RA)가 의학적 적응증이 없거나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단순 체중감량 또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깊이 우려합니다. GLP-1 수용체작용제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의학적 판단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며, 부적절한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치료 기회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한당뇨병학회는 GLP-1 수용체작용제의 오남용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취지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GLP-1 수용체작용제를 단순히 ·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는 오남용을 실질적으로 예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투약을 막기 위해서는 처방과 유통 과정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오·남용을 차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정 시스템이 작동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관리·감독 절차나 단속 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채, 단순히 '오남용 우려 의약품'이라는 명칭만 부여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접근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전문가 단체와 긴밀히 협력하여 불법 유통과 비 적응증 처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행정 지침을 즉각 구축해야 합니다.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지정이라는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이 아니라, 부적절한 처방과 불법 유통을 줄이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보장하며, 국민에게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GLP-1 수용체작용제는 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중요한 치료제이며, 체중 감소,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만성 콩팥병 진행 억제 등 대사질환 전반에서 임상적 가치를 입증해 온 약제입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적절히 사용되는 GLP-1 수용체작용제는 오·남용의 대상이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고 장기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필수적인 치료 수단입니다. 따라서 정책 설계 과정에서 이 약제가 지닌 의학적 가치와 실제 환자 치료에서의 필요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남용우려의약품이라는 명칭과 표시가 당뇨병 환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낙인을 초래할 가능성도 우려합니다. 적절한 적응증에 따라 보험 기준에 맞게 치료받는 환자가 본인의 약제를 문제가 있는 약물또는 조심해야 하는 약물로 오해하게 된다면, 이는 치료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환자-의료진 간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 ·남용 방지를 위한 경고는 필요하지만, 그 방식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정부에 다음과 같은 실질적 조치를 요청합니다.

 

첫째, GLP-1 수용체작용제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합니다.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환자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적정 사용 기준, 처방 관리 방안, 환자 안내 문구, 이상 반응 모니터링 체계를 논의해야 합니다. 정책 결정은 행정적 지정만으로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실제 진료 현장과 환자의 경험을 반영해야 합니다.

 

둘째, 의학적 적응증에 근거한 적정 처방 기준과 진료 현장 적용 지침을 마련해야 합니다. 단순 미용 목적 또는 의학적 기준에 맞지 않는 사용은 제한하되, 2형당뇨병, 비만, 대사질환 및 관련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적응증, 체질량지수, 동반 질환, 기존 치료 반응, 이상 반응 관리 등을 포함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셋째, 온라인 불법 판매, 무분별한 광고, 해외 직구 및 비정상 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합니다. GLP-1 수용체작용제 오남용의 핵심 문제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전문적으로 처방되는 과정 자체가 아니라, 의료진의 진료와 처방 체계를 벗어난 불법·편법 유통과 상업적 광고에 있습니다.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SNS, 비의료기관 광고, 무허가 판매, 처방전 없는 유통에 대해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넷째,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과 공급 안정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남용 방지를 이유로 실제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와 비만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저해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맞게 투여되는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우선순위와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다섯째, 국민과 환자를 대상으로 균형 잡힌 정보 제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GLP-1 수용체작용제는 살 빼는 주사라는 단편적 이미지로 소비되어서는 안 되며, 동시에 위험하거나 문제가 있는 약으로 낙인찍혀서도 안 됩니다. 정부는 전문가 단체와 협력하여 약제의 효과, 적응증, 부작용, 사용 전 평가, 치료 중 모니터링, 중단 후 관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여섯째, ·남용 방지 정책과 건강보험 보장성 논의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제공되지 못하고 비급여 시장과 상업적 광고 중심으로 약제 사용이 확대될 경우, 오히려 오·남용과 건강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오·남용 방지와 함께 치료 필요성이 높은 환자에게 합리적으로 약제가 사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GLP-1 수용체작용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그러나 오·남용 방지는 환자의 치료권을 위축시키거나 필요한 치료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올바른 정책은, 부적절한 사용은 엄격히 막고, 필요한 환자에게는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 기회를 보장하는 균형 위에서 설계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GLP-1 수용체작용제의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에 앞서, 또는 지정과 동시에, 실질적인 오남용 차단 방안과 환자 보호 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지키고 당뇨병 환자의 올바른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 전문가 단체, 환자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2026 629일 대한당뇨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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