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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E- Newsletter VOL 010


이번 여름도 잘 부탁해!

일산백병원 영양사 이은영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벌써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어 걷기만 해도 땀이 흐르고, 장마철에는 습도 또한 높아져 동남아를 방불케 할 전망이다. 이렇게 무덥고 습한 날씨는 누구나 견디기 어렵겠지만 일반인보다 당뇨병 환자에게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여름철 더위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알아보자.

1. 충분한 양의 물 마시기


높아진 기온으로 인하여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평소보다 수분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갈증 해소를 위해 당분이 포함된 음료수를 마시는 것은 혈당을 더욱 높이게 되므로 마실 때는 갈증이 줄어든 것 같지만 혈당 상승으로 인해 소변량이 많아지면서 수분 소실이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이 일어나기 쉽다. 최근에는 설탕 대신 대체당을 이용하여 맛을 낸 제로슈가 음료수가 많아졌는데, 이런 음료수는 혈당을 높이지 않으니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강한 단맛을 내는 제로슈가 제품들을 즐기다 보면 더욱 단 음식을 찾는 당 중독 상태에 빠질 수 있고, 대체당이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 및 면역력과 관련된 유익한 미생물을 감소시켜 질병에 더 쉽게 걸리는 체질로 변화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는 등 대체당의 안전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갈증이 날 때는 음료수보다는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2. 식사는 평소대로 유지하기


무더운 날씨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면 새로운 음식을 찾게 되고 식사 시간은 불규칙해지기 쉽다. 식후 고혈당을 걱정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약간의 식욕 감소는 어느 정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식욕이 너무 없어 자주 식사를 거른다면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과일이나 간식 또는 평소와 다른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하게 된다면 예상외의 고혈당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편, 더위를 쫓고 미각을 돋우기 위한 보양식,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하는데, 당뇨병 환자에게는 단백질과 지방질이 과다한 여름 보양식은 도리어 혈당과 혈중 지질 수치를 높이는 역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입맛이 없더라도 가급적 규칙적인 식사를 유지하고 몇 번의 보양식 섭취보다는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시원하고 맛있는 과일은 조절하여 먹기


여름에는 당도가 높은 과일, 즉 맛있는 과일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입맛이 떨어지다 보니 평소보다 과일을 더 먹거나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름철 제철 과일은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을 공급해 주는 중요한 식품이긴 하지만, 당분으로 인해 조금만 먹어도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여름에는 과일 섭취량을 평소 섭취량대로 조절하는 것이 혈당 관리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과일은 주스나 즙의 형태보다는 섬유소가 풍부한 생과일의 형태로 먹는 것이 그나마 혈당을 천천히 올릴 수 있고 특히 사과나 포도같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은 통으로 섭취하는 것도 좋다.

4. 철저한 위생관리로 식중독 예방하기


덥고 습한 여름 날씨는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좋아 조금만 소홀히 하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매우 커진다. 음식 조리 시 완전히 익히고, 조리한 식품은 바로 먹는 것이 좋으며,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오래 보관한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식중독에 이미 걸려 구토와 설사가 반복된다면 전해질을 추가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미리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음식 섭취를 못하더라도 고혈당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처럼 약물을 복용하고 증상에 따라 소화가 잘되는 미음이나 죽을 조금씩 섭취하도록 한다. 수분 섭취조차 어려울 정도로 구토 증상이 심할 때는 탈수 및 고혈당으로 급성 혼수에 빠질 위험이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여름은 무더위로 인해 지치거나 생활 리듬이 깨지기 쉬워 혈당 관리가 어려워지는 계절이지만 무더운 날씨에 짜증을 내기보다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생활 습관을 유지하여 건강하고 활기차게 여름을 보내도록 하자.